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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향형 인간의 여행/# 국내 이곳저곳

캠핑생활 : 개네집캠핑장

by 미르빈 2024. 11. 25.

 
노랑 빨강 초록의 색감이 조화로운 가을가을한 11월 중후반이다. 한 해가 훌쩍 지나가는 게 느껴진다. 
가을날씨에 딱 좋은 캠핑을 급하게 다녀왔다. 일주일 전에 부산+일본여행을 계획했지만,
결항으로 일본을 못 가고 부산여행만 길게 다녀왔어서 이번달에 캠핑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날씨도 너무 좋았고, 임아빠도 주말에 쉬게 되어서 금요일에  딱 한자리 남은
애견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토요일아침마다 우리집 막냉이는 태권도 시범단 연습을 간다.
태권도협회의 시범단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자부심과 동시에 열정도 넘쳐서 보기 좋다.
실력은 칭찬할 수 없다. 그렇지만 끈기 있게 해내는 모습이 굉장히 멋진 아이다.
아이는 연습을 절! 대! 거를 수 없어서, 연습 끝나면 바로 캠핑장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요리사의 집이라고 임아빠가 입구에 후라이팬을 걸어놨다. 
귀여운 사람이다. ㅎㅎ
저녁에 불멍 할 준비도 끝내고 늦은 점심 겸 간단하게 먹기 위해 음식을 준비해 본다.

닭날개와 떡볶이 조합이 꽤나 좋다. 
유튜브먹방러들을 보면 음식 먹으면서 어찌나 표현을 잘하는지 대단하다 느낀다.
나는 그냥 닭날개와 떡볶이 조합이 꽤나 좋다. 끝!!!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여기에 맥주 한 캔이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거 아닌가??? 
(병원에서 술을 멀리하라 했건만 금주가 다이어트보다 더 힘든 건지..)
임아빠와 나는 즐겁게 맥주 한 캔을 나눠 마실 수 있는 유일한 술친구라서 멀리 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츤데레씨는 움직이는 거 안좋아하는데, 산책좋아하는 나를 위해 여행가면 항상 주변을 둘러보자 제안한다.
결혼한 지 15년인데 아직도 남편이랑 하는 모든 게 좋은 건 출장이 잦아 자주 만날 수 없는 우리 부부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하는 말 중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주말부부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는 말이다. 내가 나라를 구했다는 뜻인 거지?? 아이들 응애응애하던 신생아 시절에 아무도 도와주는 가족 없는 서러움과 힘듬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몰라도 상관없다. 그들은 육아의 도움을 주는 가족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말일 테니깐, ㅎㅎ 

임아빠랑 산책하던중 만난 몽이가 가장 좋아하는 낙엽밭이다.

슝~ 도저히 사진을 찍을수 없는지경이다.
 

ㅋㅋ몽이와 함께한지 1년이 되었다. 점점 더 애틋해진다.  가족모두에게 사랑주고 사랑받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몽이가 즐거우면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난다. 아이들을 키울 때랑 똑같은 것 같아서 강아지를 키우면서 애 키우는 재미를 다시금 느끼고 있다.  무한 사랑을 주는 몽이에게 눈을 뗄 수가 없다.
'제발 아프지만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옆에 있어다오'라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는데, 예비중학생,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대하는 마음도 초초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게 된다.

임아빠는 마음이 따듯한 남자임이 분명하다. 
동물들 사랑하고, 아이들 예뻐하고, 다정한 사람인데 왜 때문에 나한테는 다정하게 말할 수 없지??
나이 들어 늙어서 옆에 있는 사람은 나다!!!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세뇌시키는데도 잘 안된다.
마음만 있지 말아라, 언어도 함께 있어라, 
마음만 사랑하지 말고, 말도 예쁘게 해라!! 
고시대적인 발상을 가지고 살아가다간 이 시대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둑컴컴해지기 시작해서 꽃갈비살로 시작해서 살치살로 마무리했다.
안심도 사 왔지만, 그건 포장도 못 뜯고 집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사실 고기 구워 먹으려고 왔다.. 그래서 많은 양을 들고 왔지만 역시 많이는 먹을 수 없다. 
푸드파이터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대식가들은 아닌 걸로!!!

쌀쌀한 날씨에 뜨끈하게 불앞에 앉아서 불멍을 하고 있으니, 아무생각없이 평온했다.
회사걱정도 없어지고, 임아빠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을 나쁘게 말해서 안 좋았던 마음도 스르르 녹아버리고,
(사실 다 녹아버리진 않았다, 다음날 아침까지 툴툴대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풀려버리는 꿍한 나!!!)
여유롭게 멍 때리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모락모락 나무들이 타는 것만 바라봐도 이렇게 힐링이 되니깐 
불멍이라는 신조어도 생기게 된 거고, 불멍템도 나온 거겠지. 
 
짧게 1박 2일 캠핑이 딱 좋았던 것 같다. 아쉬워야 또 오지~
급하게 예약하고 다녀온 캠핑이었지만, 애견캠핑장의 편함도 느끼고, 가을캠핑의 풍경도 전부 감상하고 와서 좋았던
나의 지난 주말 이야기 :)